고딩국어시험에 자주나오던 백석입니다.
저녁도 되었고 밥을 먹으러 가려다가 문득 생각이나서
옮겨적어보았습니다.
모두 따듯한 저녁되세요
선우사(膳友辭) - 함주시초(咸州詩抄)
백 석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루 긴 날을 모래알만 헤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 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주] * 나조반 : 나좃쟁반, 갈대를 잘라 묶어 기름을 부어 만든 초처럼 불을 켜는 나좃대를 받치는 쟁반
** 세괏은 : 매우 기세가 억세고 날카로운
댓글 3개
게시글 목록
| 번호 | 제목 |
|---|---|
| 1717635 | |
| 1717629 | |
| 1717626 | |
| 1717625 | |
| 1717621 | |
| 1717619 | |
| 1717611 | |
| 1717610 | |
| 1717609 | |
| 1717607 | |
| 1717601 | |
| 1717598 | |
| 1717591 | |
| 1717590 | |
| 1717583 | |
| 1717575 | |
| 1717572 | |
| 1717568 | |
| 1717566 | |
| 1717549 | |
| 1717545 | |
| 1717533 | |
| 1717512 | |
| 1717511 | |
| 1717508 | |
| 1717495 | |
| 1717479 | |
| 1717473 | |
| 1717470 | |
| 1717463 |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시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