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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그때 우주는 전쟁중이었고, 나는 한없이 많은 여성들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 4년 전 · 1360 · 9

이 이야기는 순전한 픽션이며,
만약 조금이라도 들어맞는 내용이 있다면,
그건 우연의 일치임을 밝혀 둡니다. ^^

(쉽게 말해, 조크이니, 다큐로 읽지 마시길..ㅋ)

 

===============================

 

 선진국에서는 이미 지난 1977년에 개봉되어 웬만한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우리나라에 1978년 상륙한 한 편의 헐리웃 영화가 있었다.  

 

연예인 인기 대상을 연상케하는 스타워즈라는 제목의 영화 였으니,  
퍼런 빛으로 감싸여진 검을 들고 있는 젊은 사내,

그 사내옆에 대전격투 게임의 여성 캐릭터  "츈리"같은 왕방울 머리를 달고 있는 
노랑 머리의 소녀 사진, 그리고 그 뒤로 위험스럽게 보일 정도로 윤기가 흐르는 검은 색의 헬멧... 
털복숭이 고릴라 같은 비주얼의 캐릭터등이 혼합되어  제작된 영화 포스터는

이 영화의 장르가 무엇인지 알 수없는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는 한 장의 보물지도와 같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상상이었으리라.

이 영화의 광고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비록 흑백이긴 했지만, 신문 마다 조금씩 다른 영화 이미지를 품고 나타나곤 했다.
당시 막 고등학생이 된 터라,  극장에 무턱대고 갈 수 있는 여력이 없던 내게 그것은 
마치 새학년이 시작되면서 받아온 컬러 지도책의 스페셜 페이지와 같은  갈 수 없는 나라의 지도에 불과했다고 할까...

 

한여름의 더위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극장보다는 바닷가로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고
시내 중심가의 극장에서 스타워즈의 상영이 끝나가고 있었으며,
더불어 보물지도처럼 보였던 그 영화의 포스터도 점점 거리에서 모습을 감추기 시작해,
여름 방학이 되었을땐 그 위로 다른 영화들의 포스터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어쩌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2류 극장이라고 지칭(남영동 성남극장 같은...)되던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극장의 이름이 붙여져 있는 그 포스터가 보이면,
시네마 천국에서 전쟁의 폐허속을 아버지의 전사 통지를 받고 울던 어머니의 손을 잡은 채 걸어가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포스터를 발견한 토토처럼 시선을 그 포스터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해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그 보물 지도를 완전히 잊어갈 무렵.
두둥~~~ 내가 살던 동네에 그 보물지도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동시상영 극장...
스타워즈와 같이 상영되는 영화는 당시 가장 흔하게 한국영화를 주름잡는 신성일 주연의 영화였는데...
당시에 한국에는 남자배우는 신성일 밖에 없는 듯 했었다.
스타워즈가 미성년자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임을 감안한듯,
동시상영했던 그 영화도(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나름 살색이 거의 없는 영화였던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난 스타워즈, 우주전쟁이 중요하진 않았다.
첫 화면, it is a period of... 어쩌구 하면서, 
영어 자막이 우주공간으로 날아갔고,
그 뒤로 불꽃이 우주선 하나를 집중공격 한다.
그때 등장한 ....
춘리의 머리 모양을 연상게 하는 금발의 공주가 등장했다.
"레아"라는 이름의 공주란다.

그녀의 눈망울, 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순간, 난 그녀를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우주가 전쟁중인게 중요한건 아니었다.

포스가 어쩌구 하면서, 괜스레 멋져 보이는 대사를 지껄이는 오비완 캐노비도,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도 
조금은 껄렁껄렁한 모습의 핸 솔로 선장, 그 옆을 지키는 털복숭이 츄이(츄바카)도,
R2D2도 3PO도, 그리고 강력한 악당 다스베이더의 번쩍이는 헬멧과 그의 숨소리도... 
초록 괴물 같은 난장이 요다 역시 내 관심밖이었다.

영화 내내, 내겐 그녀의 커다란 눈이 언제나 나오는가가 더 중요했다.
 
스타워즈가 끝나고 10여분의 휴식시간이 지나고, 이어진 신성일 주연의 영화에서도 난 레아 공주의 눈망울을 잦았다.

하지만....
흐르는 시간 보다 강력한 건 없다고 하던가, 난 짝사랑의 막강한 장점중 하나를 배웠다.
그것은 "상대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
어느사이 티비에 나오는 원더우먼, 린다 카터를 짝사랑 상대로 바꿔치기 했었고,
이후 유콜잇 러브의 프랑스 여인, "소피 마르소"에서,
브룩쉴즈를 거쳐 샤론 스톤에, 줄리아 로버츠등등...

 

당대의 유명한 여배우들은 모두 내 연인들이었으니..

나의 그런 짝사랑은 실로 인류를 향한 사랑이었으리라.^^

 

아무튼 나의 짝사랑은 실제의 사랑이라고 불릴 만한 여성을 만나면서 정리되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은 바꿔치기가 습관이 된 탓이었을까..

결국 난 다시 혼자, 수 많은 여배우들을 짝사랑 하고 있다.

 

오늘은 어떤 여배우에 짝사랑을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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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근데 그때는 왜? 동시상영하는 극장들은 새우젖냄새가 났을 까요? 우리동네는 동양극장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만화책도 무료였습니다.
@묵공 구석 자리에 가면 짠내가 진동을 했었지요^^

그 이유가 뭔지는 "씨네마 천국"을 보시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동양극장.. 혜화동 근처... 가 맞나요?
@그레이 노원구에 있었습니다.ㅎㅎㅎ 동양극장이란 이름이 흔하기도 하구요
@묵공 노원구에도 있었군요..ㅋ
아.. 참고로 레아공주역을 했더 캐리 피셔님은 2016년 사망하셨습니다.

조지 루카스에 의해 발탁된 배우였는데,
그 영화 이후 딱히 뜨질 못했던 여배우 였지요.
데뷔작은 75년 영화 "바람둥이 미용사"였습니다.
이후, 그녀는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습니다.


조지 루카스가 여자 보는(여배우 고르는) 눈이 없다고 하는 말이 돌았던 이유가 되기도 했지요.
더불어 제 여자 보는 눈도 조지 루카스와 동격인가 봅니다.^^
4년 전
유명 소설가의 꽁트를 읽는 느낌입니다
짧은 글이지만 필력이 ㅎㄷㄷ....
@멋진신세계 감사합니다.
이 글 때문에 로그인 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BigBoss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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