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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 4년 전 · 1038 · 1

조국

 

- 김남주

 

우리가 지켜야 할 땅이 

남의 나라 군대의 발 아래 있다면 

어머니 차라리 나는 그 아래 깔려 

밟힐수록 팔팔하게 일어나는 보리밭이고 싶어요 

날벼락 대포알에도 그 모가지 꺾이지 않아 

남북으로 휘파람 날리는 버들피리이고 싶어요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 

남의 나라 병사의 군화 밑에 있다면 

어머니 차라리 나는 그 밑에 밟혀 

석삼년 가뭄에도 시들지 않는 풀잎이고 싶어요 

 

우리가 이루어야 할 사랑이 

남의 나라 돈의 무게 아래 있다면 

어머니 차라리 나는 그 아래 깔려 

가슴에 꽂히는 옛 사랑의 무기이고 싶어요 

 

우리가 지켜야 할 땅이 흰둥이 군대의 발 아래 있고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 깜둥이 병사의 발 밑에 있고 

우리가 이루어야 할 사랑이 달러의 중압 아래 있고 

마침내 우리가 불러야 할 자유의 노래가 

점령군의 총검 아래서 숨쉬는 그림자라면 

어머니 차라리 나는 차라리 나는 

한 사람의 죽음이고 싶어요 

천 사람 만 사람 일으키는 싸움이고 싶어요

 

 

다큐멘터리 '우리학교'에서

이 시를 우리말 시간 교재로 사용하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끝까지 교단을 지키던 조선학교 선생님의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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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늦었지만 좋은 시 감사드려요 ^-^
추천 꾹 눌러드리려고 했더니 24시간 지난 글은 추천할 수가 없군요 ㅠㅠ
그럼 남은 주말 뜻깊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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