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 성장과 고요함

세월이 흘러 우리 머리에 은빛 물결이 이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지난 날들의 흔적이 얼굴에 새겨지고,
삶의 붓으로 그린 무수한 획이 서로 겹쳐지는 것.

그것이 ‘老’의 시작이다.

그러나 ‘老’는 단순히 나이 듦에 머물지 않는다.
삶의 무게를 견디며 쌓아 온 지혜와 경험,
그 안에 숨어 있는 깊은 성찰이 바로 ‘老’의 본질이다.
가는 길마다 흔적을 남기는 강물처럼,
우리의 ‘老’도 삶의 흔적을 품고 흐른다.
젊은 날의 치열함은 사라지지만,
그 자리에 품위와 관용이 자리 잡는다.

‘老’는 완성이다.
미완성으로 시작된 생의 여정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순간.
‘老’는 멈춤이 아니라,
천천히 완성을 향해 가는 축복의 시간이다.
때로는 손에 쥔 것들을 놓아야 하지만,
그 빈손에 담길 다른 가치들을 우리는 배우게 된다.

그래서 ‘老’는 고요하다.
성장과 소멸 사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끝이 ‘病死’로 이어지더라도,
‘老’는 그 자체로 찬란하다.
삶의 마지막 장을 준비하며,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
그 시간 속에, 여전히 희망이 숨 쉰다.

- Glit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