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0년 넘게 웹프로그램 만들어서 납품해 주고 돈 받아서 술 사먹고 간간히 밥도 사먹고 놀러 다니면서 살아 왔는데 이젠 정말 이 일이 하기 싫어집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하기 싫은 게 아니고 남에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두려워집니다.
다행히 좋은 고객을 만나면 잔금 받으면서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또 한 건 무사히 끝났구나, 그렇게 살아왔는데 다음 프로젝트를 맡기게 될 의뢰인이 어떤 사람일지 조마조마해 지는 게 이젠 두렵습니다.
아직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얼마동안 나를 어떻게 괴롭힐까, 그런 두려움이죠.
의뢰하기 전에 인성 테스트 결과물을 제출해 달라고 하면 될까요?
제일 힘들게 하는 일은, 이상하게 저에게 오는 의뢰인은 다른데서 돈 떼이고 보수나 재작업을 의뢰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일단 색안경을쓰고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 변명같은 핑계들을 늘어놔야 하는 것도 피곤합니다.
아직 처자식도 없고 연말에 세금 때문에 고민 될 만큼의 재산도 없는데 벌써 이렇게 무너지나 싶은 게 앞 길에 무거운 안개가 몰려오는 거 같습니다.
내가 이 일을 안 하면 다른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용접하는 거 말고는 별다른 기술도 없고, 용접하기 싫어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던 건데 잘 못 된 진로를 선택한 것 같은 후회도 밀려옵니다.
몇 년 전부터 써오던 블로그에 최근들어 몇 달러씩 쌓이는 거 보면서 그냥 두 눈 질끈 감고 나도 드라마 감상문이나 포스팅 해 볼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잠깐이였지만 그래도 포털 메인에 올라오는 정도의 글발이면 아파트 관리비는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나는 프로그래머지 얇팍한 글솜씨로 사람들 눈이나 홀려서 몇 푼 벌어보자는 꼼수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던 고집도 애호박 삶아지들이 내면에서 이미 타협이 시작 됐습니다.
프로젝트 하나 끝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나이도 이제 불혹에 가까워지는 요즘 부쩍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은 그래도 자유롭게 일 할 수 있는 네가 좋은 것이다 하고 저는 그래도 너는 한 두명의 직속 상관에게만 잘 처세하면 되지만 나는 앞으로 누가 내 상관이 될지, 그 상관이 어떤 사람일지 조마조마 하게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다음 의뢰인은 또 어떤 사람일지 지금도 초긴장 상태입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하기 싫은 게 아니고 남에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두려워집니다.
다행히 좋은 고객을 만나면 잔금 받으면서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또 한 건 무사히 끝났구나, 그렇게 살아왔는데 다음 프로젝트를 맡기게 될 의뢰인이 어떤 사람일지 조마조마해 지는 게 이젠 두렵습니다.
아직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얼마동안 나를 어떻게 괴롭힐까, 그런 두려움이죠.
의뢰하기 전에 인성 테스트 결과물을 제출해 달라고 하면 될까요?
제일 힘들게 하는 일은, 이상하게 저에게 오는 의뢰인은 다른데서 돈 떼이고 보수나 재작업을 의뢰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일단 색안경을쓰고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 변명같은 핑계들을 늘어놔야 하는 것도 피곤합니다.
아직 처자식도 없고 연말에 세금 때문에 고민 될 만큼의 재산도 없는데 벌써 이렇게 무너지나 싶은 게 앞 길에 무거운 안개가 몰려오는 거 같습니다.
내가 이 일을 안 하면 다른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용접하는 거 말고는 별다른 기술도 없고, 용접하기 싫어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던 건데 잘 못 된 진로를 선택한 것 같은 후회도 밀려옵니다.
몇 년 전부터 써오던 블로그에 최근들어 몇 달러씩 쌓이는 거 보면서 그냥 두 눈 질끈 감고 나도 드라마 감상문이나 포스팅 해 볼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잠깐이였지만 그래도 포털 메인에 올라오는 정도의 글발이면 아파트 관리비는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나는 프로그래머지 얇팍한 글솜씨로 사람들 눈이나 홀려서 몇 푼 벌어보자는 꼼수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던 고집도 애호박 삶아지들이 내면에서 이미 타협이 시작 됐습니다.
프로젝트 하나 끝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나이도 이제 불혹에 가까워지는 요즘 부쩍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은 그래도 자유롭게 일 할 수 있는 네가 좋은 것이다 하고 저는 그래도 너는 한 두명의 직속 상관에게만 잘 처세하면 되지만 나는 앞으로 누가 내 상관이 될지, 그 상관이 어떤 사람일지 조마조마 하게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다음 의뢰인은 또 어떤 사람일지 지금도 초긴장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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