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예쁜 꽃이 눈에 띄었을 때
그래서 그것을 무척이나 갖고 싶어질 때
어떠한 방해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일단 꺾습니다.
꽃의 형상을 내 손에 얻는다고 해서
꽃의 아름다움까지 소유하진 못함을
검게 죽어가는 꽃잎을 보면서 깨닫습니다.
지난 10여년간의 대한민국 IT에서는
이렇게 꽃을 꺾는 것만 생각했을겁니다.
쉽게 꺾을 수 있으니 일단 손에 거머쥐었을 겁니다.
그리고는 그 향기까지 거머쥐었다고 감격을 했을 겁니다.
키울 능력과 기술이 없다면 그냥 향기만 맡고 지나쳐야 함에도
자신의 욕심과 본능을 통제하지 못한 채 그렇게 하나의 꽃은 죽어갑니다.
꽃을 가져와서 재배하는 법을 배우기 보다는
꽃을 가져오면 어떻게든 키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꽃이 숨을 쉴 수 있는 적합한 토양을 일구려는 생각보다는
꽃이 숨을 쉬는 동안만 만끽하고 새로운 꽃을 찾으려는 생각으로
대한민국의 IT는 어느덧 이만큼 자라버렸습니다.
돈을 벌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기만 해도 그것은 수익모델이라고 하면서,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걷는 것은 허황된 어리석음으로 치부했습니다.
토양이 기름지지 못하고, 재배 방법이 서툰 사람을 만나서
아름다운 꽃이 결국에는 그렇게 검게 시들어갔던 것처럼
의식구조와 산업기반, 사회 문화적으로 지원이 되지 않는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IT는 어쩌면 힘겹게 생명을 유지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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