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사
고딩국어시험에 자주나오던 백석입니다.
저녁도 되었고 밥을 먹으러 가려다가 문득 생각이나서
옮겨적어보았습니다.
모두 따듯한 저녁되세요
선우사(膳友辭) - 함주시초(咸州詩抄)
백 석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루 긴 날을 모래알만 헤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 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주] * 나조반 : 나좃쟁반, 갈대를 잘라 묶어 기름을 부어 만든 초처럼 불을 켜는 나좃대를 받치는 쟁반
** 세괏은 : 매우 기세가 억세고 날카로운
댓글 3개
7년 전
철없이 잠든 밤
슬픔도 냉수처럼 마셔버리고
낡은 석유곤로에 불을 이어 붙이시며
약하게 흔들리는 그 불로 밥이 익기만을 기다리셨다.
["천년도 못 사니 백년만은 살고싶다." 中, 묵삿갓 지음]
[http://sir.kr/data/editor/1801/b43f056b5820a81ebbd457fd92aeee72_1516193524_6606.jpg]
슬픔도 냉수처럼 마셔버리고
낡은 석유곤로에 불을 이어 붙이시며
약하게 흔들리는 그 불로 밥이 익기만을 기다리셨다.
["천년도 못 사니 백년만은 살고싶다." 中, 묵삿갓 지음]
[http://sir.kr/data/editor/1801/b43f056b5820a81ebbd457fd92aeee72_1516193524_6606.jpg]
janedoe
7년 전
@묵공 오우.. 차마 대댓을 달 수 없는 수준의 댓글이네요.... 역시 전세 내는 시간에 뭐라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댓글 하나가 어린양을 구원하셨습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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